오늘부터 EPSㆍ우레탄 패널 사실상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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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눔휴텍 댓글 0건 조회 674회 작성일 22-06-15 09:29본문
샌드위치 패널에 '품질인정제도' 적용
철판 떼고 단열재로만 화재성능 시험
스티로폼ㆍ우레탄은 사실상 퇴출 수순
무기질 생산 독점구조에 건설업계 '우려'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 생산 공정 모습 [제공=티앤진팩토리] |
[e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오늘(23일)부터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가 샌드위치 패널로 확대 적용됨에 따라 EPSㆍ우레탄 샌드위치 패널이 사실상 건설현장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제도의 취지를 맞추려면 기존에 잘 쓰지 않던 그라스·미네랄울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생산 업체가 한정되다보니 건설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수급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3일부터 전문기관을 통해 불연·난연 성능을 인정받고, 성능과 품질을 관리하는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샌드위치 패널로 확대 적용해 시행한다. 그동안 내화구조를 중심으로만 적용해오던 제도를 방화 구획용 건축자재에 이어 샌드위치 패널로 순차 도입한 셈이다.
샌드위치 패널이란 창고 및 공장 건축물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 건축자재다. 단열성과 차음성도 우수한데 가격이 싸고 시공성이 좋아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스티로폼 등의 가연재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든 자재이다 보니, 불에 쉽게 타는 데다 강력한 유독가스를 배출해 화재 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등 대형 화재 참사의 주범으로 꼽혔다. 특히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에 이어 작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샌드위치 패널의 화재 위험성이 부각되며 국토부는 건축자재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규제에 따라 내년부터는 스티로폼을 심재로 사용한 EPS 패널과 우레탄 패널 등은 사실상 건설현장에서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국토부가 직접적으로 사용을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스티로폼과 우레탄으로는 새로운 화재 성능 실험을 통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패널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샌드위치 패널의 난연성능 시험 방식을 샘플 단위에서 완성품의 실물 화재 시험으로 변경하고 특히 심재에 대해 철판을 떼어낸 심재 자체로만 난연성능을 평가하도록 했다”라며, “말도 안되는 규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규정이 시행되면 유기 단열재는 모두 퇴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벽산이 생산하는 그라스울 |
대형 샌드위치 패널 제조사 관계자는 “규제 시행에 앞서 몇몇 대형 제조사들이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단열재에 난연제를 코팅함으로써 성능 실험 통과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시험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현재로선 유기 단열재로 성능 실험을 통과할 방법이 없다. 그라스울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제도 시행에 앞서 대형 샌드위치 패널 업체들이 홍보한 ‘불연 성능 획득’패널은 모두 그라스울을 심재로 사용한 패널들이다.
그라스울은 화재 성능이 우수하지만, 자재 자체로는 무겁고 시공성이 좋지 않아 건설현장에서는 선호도가 낮은 자재였다. 또 다른 무기 단열재인 미네랄울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문제는 그동안 건설현장이 두 자재를 찾지 않다 보니 생산 업체가 KCC와 벽산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란 점이다. 전통적인 샌드위치 패널 생산 업체들도 불연 성능을 획득한 그라스울 패널의 심재를 KCC와 벽산으로부터 수급을 받아야 생산할 수 있다.
패널 업계 관계자는 “KCC와 벽산이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음에도 수급에 곤란을 겪어 제품 생산이 원활하지 않다”라며, “벽체 뿐 아니라 지붕재도 내화법규 적용을 받아 패널업계가 전부 그라스울 단열재를 사용해야 하고, 일반건축 단열에도 그라스울이 사용되다 보니 품귀 현상이 발생해 건설현장의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도 패널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갑작스럽게 강화된 규제에 시장 적응이 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공정 지연의 위험을 감수해야 할 상황인 탓이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 측은 “200여개의 패널 제조 업체에 무기 단열재를 공급하는 업체가 KCC와 벽산, 두 군데뿐이란 점이 무척 걱정스럽다”라며, “공급업체가 독점인 상황은 수요산업에 매우 큰 불안요인인데, 심지어 올해에만 그라스울 가격이 두 차례나 제조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인상됐다”라고 지적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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